어릴 때 먹기 싫었던 음식 중 하나가 콩국수였다.
여름철이면 어머니가 가끔 콩국수를 만들어 주셨는데,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참 좋아하시던 면 요리 중 하나였다.
그런데 어린 내 입맛에는 도대체 이걸 무슨 맛으로 먹는지 이해가 안 갔다.
뻑뻑할 정도로 진한 콩국에 면을 말고, 거기에 소금을 넣어서 먹는데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원한 냉면처럼 자극적인 맛도 아니고...
“이걸 왜 맛있다고 먹지?”
그런 음식이었다.
그런데 사람 입맛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. 그렇게 싫어했던 콩국수가 지금은 여름이면 가끔씩 당기는 면 요리 중 하나가 됐다.
문제는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 하나.
콩국수에 소금이 아니라 설탕을 넣어서 먹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.
나는 평생 콩국수에는 소금을 넣는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, 알고 보니 이게 꽤 유명한 ‘소금파 vs 설탕파’ 논쟁이었다.
특히 전라도에서는 콩국수에 기본적인 소금 간을 한 뒤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먹는 방식이 익숙하다고 한다. 반대로 나처럼 소금으로 간을 맞춰 고소하고 담백하게 먹는 사람들도 많다.
같은 나라에서 똑같은 콩국수 한 그릇을 놓고 한쪽은 소금을 찾고, 한쪽은 설탕을 찾는다니...
이 정도면 완전히 다른 음식 아닌가?
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가지 궁금해진다.
어렸을 때 그렇게 맛없어했던 콩국수에 소금 대신 설탕을 팍팍 넣어줬다면...
나도 그때부터 콩국수를 좋아했으려나?
다음에 콩국수 먹을 때는 반 그릇은 소금, 반 그릇은 설탕으로 한번 먹어봐야겠다.
